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소개
아름다운 그림책의 제목은 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입니다. 2020년 볼로냐 라가치상의 시네마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가볍지 않은 이 동화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출판사는 대교북스 주니어입니다.
작가는 지미 리아오로 글과 그림을 그렸습니다. 1998년부터 그림을 그렸고 대만에서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그의 작품은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한국, 일본, 태국 등에서 번역되었습니다. 그는 3년 동안이나 혈액암, 백혈병으로 투병생활을 했습니다. 집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생각을 그림에 가득 담았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숲 속의 비밀><파란 돌><달과 소년><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등 무려 40여 권의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의 상당수가 뮤지컬 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각색된 그의 작품은 많은 상도 수상합니다. 옮긴이 문현선은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습니다. <마술피리><아Q정전> <제7일> <봄바람을 기다리며><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아버지의 뒷모습>등 프리랜서로 다수의 작품을 번역하고 기획하였습니다. 이화여 대통번역대학원에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엄마를 만났을까?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는 떠났다" 아빠는 내가 울 때마다 영화관에 데리고 갔습니다. 엄마를 만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속 세상은 놀랍고 신비롭습니다. 엄마를 보고 싶어 영화관에 갑니다. 엄마는 잊혀지지만 엄마가 남긴 스카프의 꽃향기를 맡으며 엄마를 상상합니다. 나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 공기 중에 엄마의 향기를 찾습니다. 영화관에서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루는 영화가 끝나고 난 후 아빠의 눈물을 봅니다. 나는 아빠와 사람들이 빠져나간 영화관에 앉아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아빠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잠들기 전 장면을 생각하며 잠드는 것도 좋습니다. 열네 살 때 영화관에서 한 남자아이를 보게 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남아있는 걸 좋아하는 남자아이와 걷고 또 걸었습니다. 영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늘 함께 공부하고 끝나면 영화관에 갔습니다.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엔 영화관에 갑니다. 공포영화 전쟁영화 공상과학 사랑 영화 다양하게 함께 즐깁니다, 어느 날 그가 스페인을 간다고 합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그와 조조 영화를 봅니다. 언젠가 다시 영화관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합니다,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걷습니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 열여섯 생일날 혼자 영화관에 갑니다. 절절하게 엄마를 그리워합니다. 연애를 할 때도 영화관에 갑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습니다. 피곤할 때마다 영화관에 가서 숨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해도 태풍에 치마가 젖어도 영화관으로 갑니다, 인생의 순간마다 영화에서 답을 찾고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스물아홉 크리스마스날 그를 만납니다. 영화관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틀고 결혼을 합니다. 작은 아파트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미래를 맞이합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한 꿈을 맘껏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몰랐습니다. 나는 글을 쓰고 그는 영화를 만듭니다. 우리의 영화였지만 그는 나에게 영화에 대해 들려주지 않습니다. 그의 영화는 상영되었습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영화관을 찾습니다. 그가 떠나갔습니다. 나는 매일 영화관을 지킵니다. 그가 떠난 뒤 나는 아이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나의 딸은 새로운 희망과 함께 새로운 걱정거리를 줍니다. 나는 아빠를 찾는 아이를 데리고 영화관을 찾아갑니다. 나는 딸과 함께 영화관에서 공기 중에 향기로 엄마를 찾아봅니다. 어느 주말 오후 멀리 구석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는 누구였을까요? 이제는 훌쩍 나이 드신 아버지와 영화관에 갑니다. 오늘은 영화관에서 엄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장난스레 말합니다. 나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고 엄마의 냄새를 맡습니다. 나는 엄마의 향기를 따라간다. 수천번도 연습했던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되뇌며......
인생이라는 영화관을 읽고 나서
책의 표지만 보고서 사랑이야기 인가보다 하고 선택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두 연인의 그림을 보고 웃으며 책장을 넘기다가 첫 장부터 울컥했습니다. 한 장 넘기는 게 소중했습니다. 그녀가 영화관에 갈 때마다 그녀를 응원했습니다. 그림책 속에 그림은 넘기지 못하고 시선이 계속 머물 만큼 많은 메시지를 줍니다. 씨네 21의 기자이자 이다혜 작가가 그림책을 표현한 "움직이지 않는 스크린"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한 건 예쁜 그림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책 안에 나의 영화도 겹쳐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던 그녀의 인생이 다른 사람에게 영화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모두 주인공입니다.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생각해보고 앞으로 밝은 미래를 미리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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